90%의 노인들이 ‘조금 더 모험을 해봤더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글 작성자는 ‘내가 노인이 되더라도 저런 후회를 하게 될 것 같다’며 ‘노인이 후회하는 한 가지를 보니 지금 당장에라도 떠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부분이 저런 꿈을 가지지 못할 듯”, “상당히 공감가네요”같은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글을 봤을 때 내가 떠올린 것은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이다. 작년에 사놓고 아직 다 못 읽었다. 그러고 보니 시간 없다는 핑계로 못 읽을 책들이 꽤 많다.
어쨌거나, 이 책은 어느 의사가 1000명의 환자들이 사망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들이 마지막 순간 가장 후회했던 것들을 정리해 놓은 책이다. 위의 노인들처럼 일상에서 인생을 뒤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당장 몇 시간 후 죽을 수도 있는 삶의 마지막 상황이라는 절박함까지 더해져 정말 그럴 듯 하다고 여겨지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일에 있어서는 ‘모험’을 하라고 그다지 권유하고 싶지 않다. 중견 기업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으며 이직했던 ‘삼성’이라는 조직을 박차고 나왔으니 후회될 때가 왜 없겠나.
사실 삼성을 관두기 전에 엄청난 고민으로 밤잠을 설친 날이 많았다. 마침 명절도 있어서 수십만 원짜리 시장 상품권도 받아서 잘 쓴데다가 ‘삼성’의 그 탁월한 복지정책(예를 들어 고가의 의료비 지원)이 너무도 매력적이었기에.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일과는 거리가 먼 업무라는 것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또 일반 직원인 내가 가장 꼭대기 층에 배정된 탓에 이사님과 패션 스타일 취향으로 각을 세우며 회사에서 이상한 대결(?)을 하고 있다는 한심한 현실이 맘에 안 들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오마이 뉴스’에 기고한 연성기사를 통해 가볍게 풀었던 바 있는데, 나중에 듣기로는 삼성 홍보실(공보실이었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기억이 가물가물)에서 그 기사를 보고 편집국 데스크에 항의 전화를 했었다고 한다. 중요하게 다뤄진 내용도 아니었는데...
사진)삼성 입사 당시 견학했던 삼성문화재단 리움. 오마이 뉴스 기사에 실린 사진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삼성’을 나와서 내가 들어간 곳은 정말로 조그만 회사다. 처음엔 조금만 회사라도 미래를 꿈꿀 수 있다면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주변 환경들, 직접적으로 받는 연봉이나 복지 부분 등이 그 전에 다니던 직장들과 차이가 많이 날 때면 솔직히 후회되고 힘들다고 느껴진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게 된다면 ‘모험이란 의무가 아니고 또 일부러 할 필요는 없다’ 정도가 될 것 같다. ‘모험’도 좋지만 ‘안정’도 좋은 것이다. 물론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면서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면 당장 때려치라고(진심으로) 말해주겠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인생을 돌아봤을 대 가장 후회되는 것’이 뭘까 묻는다면, 나의 경우엔 일에 대한 모험은 분명 아니다. 이미 하고 있으니까. 그렇담 뭐가 있을까? 돈을 많이 못 번 것(그래서 애인에게 물질적인 것들을 많이 해주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한편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에는 어떤 내용이 첫 번째로 꼽혔을까? 바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