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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trend report]/newstrend report

4년이라는 괴물

25일 아침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은 걱정과 우려를 나타내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기대했을 것이다. 4년 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우려해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의 재협상 요구를 향해, 정부가 안심하라며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MB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 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말았다.

사진)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커져가던 2008년 5월 농식품부가 일간지에 발표한 공고문 / 이미지 출처 : 한겨레 '“광우병 발견땐 즉각 수입중단” 광고까지 내놓고…'

당시 MB는 여론을 무시하고 국가 협상을 추진한다는 등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한 인간의 고집과 비뚤어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일까. 아니면 개인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가정책을 이용하는 것일까. 오늘날 이해할 수 없는 억지로 나라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는 세력에 대해 선량한 시민들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한편으론 슬픔과 무력감이 엄습한다.

우리가 MB정부 4년이라는 기간 동안 목격한 것이 상식의 실종과 신뢰의 추락뿐일까. 한편으론 기나긴 독재와 부패의 세월을 통해 괴물 같은 막장에 다다른 사회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MB정부 4년 동안 정책에 비판적인 여론은 보수우익 등에 의해 종북과 반미로 규정되지 않았나? 하지만 친일은 나빠도 친미는 좋다는 논리가 억지의 극치였기에, 식민지 역사가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는 주장까지 나온 것이 MB정부 4년의 모습 아닌가.

대국민 사과와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무시하는 정부의 모습에, 허탈함과 더불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아직도 이런 정부가 존재한다니.

우리에게 분노할 것들이 남아 있나. 검사가 기업의 용돈을 받으며 눈치를 보고, 경찰이 거짓말을 하며 판사가 양심과 소신을 저버리는 막장의 한복판에서 남는 것은 실망과 허탈뿐이다.

분노한다면, 작금의 현실을 만들어낸 뒤틀리고 굴곡진 역사가 이미 지난 시간이라 뒤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4년에 한번 돌아오는 총선에서 이런 현실을 바꿀 수 있었음에도, 4년 가운데 단 하루도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에 기가 찰 뿐이다.

이제 남은 건 5년 동안 하루만 주어지는 기회 밖에는 없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