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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청계광장 촛불집회-후반전 시작, 다시 모인 시민들

2일 청계광장에 모인 야당 정치인과 시민들이 광우병 발생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외치며 촛불을 높이 들었다. / 청계광장 촛불집회 현장


촛불집회 첫날, 청계광장 간다는 말에 택시기사 경악


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들과 여당정치인 등이 참가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촛불집회’가 시작됐다.


7시에 예정된 촛불집회를 위해 택시를 잡아탔지만 기사는 그곳까지 갈 수 없다며 근처의 역까지 공짜로 태워주겠다고 말했다. 이유인즉슨 경찰병력이 종로2가 주변까지 통제해 차가 너무 밀린다는 것이었다.

“경찰들이 어마어마한 게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어요. 두 줄로 갈 수 있는 방향도 한 줄로밖에 못가니까 차가 너무 막히죠. 이 시간에 그렇게 통제하는데 영업상 곤란해서...”

택시 기사의 안내로 다시 전철을 타고 집회장소로 향했을 때 먼저 보인 것은 경찰 병력들의 행진. 촛불집회가 열리기로 돼있는 청계광장 주변을 둘러싸듯 모여 있었다.


이날 집회엔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과 진보당 노회찬 의원 등이 일찌감치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밖에도 백기완 선생 등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언론노조 파업 현장에 함께한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권한대행도 뒤이어 현장을 찾았다.

촛불 시민들, 4년 전 분위기 재연하며 후반전 돌입



이날 집회엔 경찰 추산 1500명, 주최 측 추산 5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4년 전 촛불집회 시작 당시의 모습과 유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찌는듯하던 오후의 기온을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만들어 7시가 되자,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며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이날 집회는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가수와 정치인들은 물론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4년전 촛불집회로 수세에 몰린 MB정부가 국민들에게 한 약속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고 외쳤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시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신문에 광고했지만,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 대사는 박근혜 대표를 만나서 ‘광우병이 발견돼도 수입은 중단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부는 그때부터 이 사실을 안 상태로 국민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대국민 담화와 광고를 통해 국민들의 반대여론을 잠재우는 한편에서, 정부 관계자가 미국 무역대표보를 찾아가 자신들의 발언에 반박하지 말아달라고 애걸했다는 것이다.


이날 무대에 오른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도 “4년이 지나고 돌이켜보니 촛불이 옳았고, PD수첩이 옳았으며 국민이 옳았고 이명박 대통령만 틀렸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어 “광우병을 검사하는 실험소들은 전체 0.1%밖에 되지 않는다. 일단 수입을 중단하고 미국에 제대로 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집회가 진행되는 중간 중간, 종로경찰서의 해산 명령과 집에 가라는 식의 권유가 반복됐다. 이에 대해 사회자 안진걸씨는 “경찰들이 너무한다. 본인이 집회신고를 직접 했는데 도대체 왜 저러냐”면서 집회를 이어갔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무대에 올라 불법집회 방송을 하는 경찰들을 향해 “반드시 정권을 탈환해 민주진보 정부를 만들어, 집회 시위의 자유가 100% 보장되는 나라, 경찰들에게 인권 교육을 시키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이 밖에도 4년 전 촛불집회 현장에 함께 했던 시민들이 서로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으며, 재기발랄하고 속 시원한 발언들도 그때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마치 MB와 시민들의 촛불 후반전이 시작된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