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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trend report]/생활·문화

1박 2일 퇴근 복불복, 직장 경험 떠올라 씁쓸

23일 방송된 KBS 해피 선데이 ‘12을 보다 보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형식의 복불복 게임이 나오더군요. 근데 술래가 외치는 말을 들으니 귀가 쫑긋해졌습니다.

이날 12일 맴버들의 다양한 복불복 게임 가운데 술래가 된 엄태웅이 자네 지금 퇴근하는 건가?!”라고 외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마침 다른 일 하다가 순간적으로 TV화면을 바라봤지 뭡니까.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 이런 말 한 번 이상은 다들 들어보지 않았나요? 너무도 익숙한 외침에 당연히 귀가 쫑긋할 수밖에요.

엄태웅이 고개를 돌리고 묻는 동안 맴버들은 옷을 갈아입고 각종 장애물을 통과하는 퇴근 복불복을 펼쳤습니다.

KBS 해피 선데이 -1박 2일 캡처

그런데 이건 게임이 아니라 직장인들의 애환을 표현한 은유 같더라고요. 퇴근을 위해 발악하며 눈치보는 12일 맴버들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직장에서의 경험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사실 칼퇴근은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이자 인생을 즐기는데 있어서 매우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관리자나 대표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더 남아서 일 해주길 바라는 모습들을 많이 봤습니다. 흔히 연장이나 야근이라고 표현들을 하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하고 원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보다는 생계 때문에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굳이 일상을 포기하면서 일에 목매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뭐 외국의 경우도 장시간 노동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고요.

실제로 덴마크에서는 너무 과도하게 일을 하거나 시킬 경우, 경찰 및 직장안전 관리청에서 해당 사업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갑니다. ‘과잉노동금지를 통해 충분한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가족이나 친구, 연인 등과 삶을 함께할 권리를 국가 차원에서 보장해 주기 때문이죠.

덴마크 노동자의 생활 자료 /출처:경향신문

이런 경우 원하던 직업이 아니더라도 삶을 즐겁게 살아가는 것에 큰 문제가 없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적절한 개인시간까지 보장 받으면서 자기계발도 충분히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휴식 시간을 늘려 업무에 대한 집중도 높이는 장점까지 생기게 되고 말이죠.

한국 노동자의 생활 자료 /출처:경향신문

반면 한국은 OECD 가입국 가운데 살인적인 노동 시간으로 악명이 높은 상황입니다(임금은 중간 수준). 업무 실적이 뛰어나도 연장이나 야근을 거부하면 인센티브 등 급여차원에서 보상이 이뤄지지 않거나 권고사직까지 당하는 사례들을 보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경제는 계속 불황이고 국민 행복도 역시 떨어지고 있습니다.

OECD 회원 가입국별 노동시간(위) 및 삶의 만족도(아래). 
붉은 선과 박스 표시가 한국 / 출처:ILO 통계자료

우리나라는 상식보다 기업 대표나 관리자의 '개발도상국 시절 고정관념'이 득세하는 사업장이 아직도 많다고 느껴지네요. 장시간 노동만이 열심히 일하는 이미지도 아니고 그런 시대 역시 이미 지나는데 말이죠.

때문에 12일의 맴버들의 퇴근 복불복을 보면서 웃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업무 마감하고 시간 맞춰 퇴근하는 것에 눈치를 봐야하는 사업장이 21세기에도 존재한다니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현실입니까. 정부의 선전과 달리 세계정상회의 열었다고 선진국이 아닙니다.

[참고] 노동시간도 길고 퇴근 때 눈치까지 봐야하는 현실, 문제있지 않나요? 공감하시는 분들은 아래 숫자 써진 손가락 버튼 눌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