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개봉한 다큐 ‘트루맛쇼’의 김재환 감독이 이번엔 미디어를 통해 스타가 된 요리사 에드워드 권의 학력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나는 TV에 나오는 맛집이 왜 맛이 없는지 알고 있다!’는 카피로, 공중파 등의 미디어와 식당 업주들의 검은 뒷거래를 파헤쳤던 ‘트루맛쇼’.
‘트루맛쇼’는 다큐이면서 폭로저널리즘의 한편에 서 있기도 하다. 지난 2010년 발표된 국세청 통계는 하루 515개의 식당이 창업하고 474개가 폐업하는 생존게임이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업주들과 미디어의 부적절한 관계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해 냈다. 가장 큰 피해자들은 방송을 믿고 찾아간 소비자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업주와 방송을 연결해 준 브로커들은 큰돈을 벌었다. 또 뇌물을 주고 방송에 나오면 대박이 터진다고 믿고 식당을 차렸다가 쪽박을 찼던 업주들도 이러한 구조의 피해자들이었다.
사진)트루맛쇼 스틸 컷 / B2E
맛도 없는데 맛있다고 인터뷰를 하고, 방송을 위해 있지도 않은 메뉴를 급조해 낸 사실들은 많은 이들의 실망과 배신감을 불러일으켰다. 한마디로 속았다는 더러운 기분. 김 감독은 ‘트루맛쇼’를 통해 거짓과 사기를 통해 돈을 벌려는 풍조가 확산된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
그랬던 김 감독이 최근 잡지 기고문을 통해 에드워드 권이 “미디어가 만들어낸 짝퉁 스타셰프”라며 “TV를 떠날 것”을 주문했다.
“에드워드 권. 우리나라 요리사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이름이다. 그가 주인공을 맡았던 QTV ‘예스 셰프’ 시즌2는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릴 글로벌 스타 셰프를 뽑는다는 명분을 내세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도전자를 한 명씩 탈락시킬 때마다 에드워드 권이 던지는 멘트가 있다. “당신은 자격이 없습니다.” 에드워드 권이 젊은 도전자의 요리사 명찰을 뜯으며 독설을 퍼부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분노였다.
(중략)
QTV 홈페이지 ‘예스 셰프’ 프로그램 소개에는 에드워드 권의 얼굴과 함께 “자격이 없다면 당신은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씌어 있다. 경력이 허위로 밝혀진 에드워드 권이 먼저 TV를 떠나야 한다”-김재환(‘에드워드 권의 자격을 묻다’ -한겨례21, 894호)
사진)QTV의 '예스 셰프' 홈페이지 화면
김 감독은 ‘트루맛쇼’ 제작 당시 “에드워드 권의 학력과 경력 부풀리기에 대해 (처음) 들었다”면서, 미국 최고의 요리학교인 나파밸리 CIA를 수료했다는 경력과 관련해 취재를 시작하자 그가 조선일보를 통해 ‘이 학교를 e러닝 코스로 수료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먼저 밝힌 것 등을 지적했다.
이 글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외국 경력이 대부분 꾸며진 것은 문제다”, “어째서 학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등의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애드워드 권의 학력과 경력이 거품이라면, 오히려 그것을 중요한 요소로 인정하고 내세우게 만든 이 사회의 문화가 문제라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알맹이보다 겉포장을 중시하는 그 문화가 ‘트루맛쇼’에 나온 수많은 조작 방송을 만들었고 사기꾼들과 피해자들을 양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