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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trend report]/영화

남들이 뭐라해도 끌리는 영화가 있다

영화 블로거 즈라더님의 글 때때로 수작보다 졸작이 끌리기도 한다를 읽고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이 글은 가끔 졸작 중의 졸작이라 불리는 작품에서도 특정 장점이나 개성으로 말미암아 묘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지적하며 몇 가지 영화들을 언급하고 있더군요.

글을 읽고 다양한 관객 취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고 제가 봤던 영화들도 평론가들의 평가와는 다른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는 것을 돌아보게 됐죠.

대표적인 영화라면 디워가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진중권 교수나 대부분 평론가들의 말대로 영화는 전체적으로 엉성하고 극의 초반과 후반부의 CG완성도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점 등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왠지 끌리는 지점들도 있었죠.

이를테면 소재의 아이디어는 일단 참신하다고 볼 수 있었고 몇몇 시퀀스는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커다란 줄거리, 네러티브 자체만 본다면 디워 역시 나름대로 기승전결이 분명한 완성도를 지닌다고 볼 수 있기도 하고요.

물론 구체적인 연출의 문제나 큰 줄거리를 세분화시켜 설계하는 시나리오의 문제는 분명히 심각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몇 가지 매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의 구조적인 한계와 문제점들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려 몸부림친 부분들이 그렇게 만든 것일지도 모르죠
. 후에 감독이 비난받는 일들과는 별개로 참여한 스텝들의 노력이 짐작되고 거기에 더불어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까지 만들었다는 점. 한국영화 역사에서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작품이긴 합니다.

그리고 최근의 영화라면 졸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명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습니다. 다음에서 검색하니 전작들보다 평점이 낮더라고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스틸컷/콜롬비아 픽쳐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전작들보다 훌륭했다고 여겨지는 터라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제가 전작들을 싫어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죠.

전작들이 맘에 들지 않았던 이유는 공감하기 힘든 캐릭터나 억지스러워 보이는 설정들이 거슬렸기 때문인데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일반적인 영화와는 거리가 먼 히어로물 장르색이 짙은 느낌들이 제게는 이질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하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연출이 무척 맘에 들었는데 드라마성이 강조된 결과라고 봅니다.

베트맨 시리즈도 만화적인 느낌보다는 영화 본연의 드라마성을 부각시킨 비긴즈부터 새롭게 다가왔는데 이와 비슷하게 여겨지네요.

주인공의 감정선을 성장물과 미스테리를 배경으로 로맨스에 주되게 위치시킨 것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 CG완성도 역시 훌륭 했으며 활강을 반복하는 장면은 전작들보다 더욱 짜릿했습니다.

무엇보다 뭔가 다가서기 힘든 전작들의 캐릭터보다 훨씬 공감하기 쉬운 주인공을 보여줘서 좋았는데 말입니다


하기야 주인공의 캐릭터 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도 없을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