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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trend report]/영화

007 스카이폴, 시리즈 초창기로 회귀한 역작

주말에 ‘007 스카이폴을 보고 왔습니다. 역대 모든 시리즈를 보고 사운드트랙까지 챙겨들을 정도로 좋아하는 입장에서 ‘50주년 기념작을 극장에서 본다는 건 정말 설레는 일이더군요. 몇 달 동안 기다리다가 관람을 통해 여기 평을 올립니다.
태그 : 007 스카이폴
우선 개봉 첫날부터 여러 가지 평이 올라오던데 의외로 혹평이 보이고 관객 평점이 낮아서 당황했습니다.
태그 : 007 스카이폴
예고편만 보면 정말 대단한 액션 시퀀스가 많아 보이던데, 지루했다는 둥 졸았다는 둥...솔직히 이것만큼 007에 굴욕적인 평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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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와 로맨스 등이 스케일 큰 액션 활극과 조화를 이루는 오락 영화 007이 도저히 들을 수 없는 평이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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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평가를 믿어도 되는 걸까' 고민하면서 예매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태그 : 007 스카이폴


태그 : 007 스카이폴
개봉부터 말 많은 007 스카이폴
시리즈 초창기 작품들과 접점 이루며 전개...짜임새 있는 구성
태그 : 007 스카이폴
우선 ‘007 스카이폴은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살인번호(Dr.No)’ 및 이후 초창기 작품들의 하드보일드한 스타일들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제목이자 클라이막스의 무대인 스카이폴’ 역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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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007하면 첨단 무기가 떠오를 정도로 기상천외한 소품들이 자주 등장하며 이것이 대명사처럼 된 부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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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골드핑거' 가운데 한 장면 캡처 / (c)M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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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은 탐정이 등장하는 모험활극에 가까운 느낌이 들 정도로 날것의 하드보일드함이 주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첨단 무기가 장착된 자동차인 본드카 역시 3탄부터 등장하고 있을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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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무기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이번 007 스카이폴은 컴퓨터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아날로그적인 거친 액션의 힘이 대조를 이루며 작품 전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리즈 초창기 작품 스타일과 비슷한 느낌의 액션이 많이 보이죠(특히 클라이막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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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더군요. 보통 상업영화는 초반 5분 동안 관객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데 007 스카이폴은 10여분 정도의 오프닝 시퀀스 내내 관객이 숨죽이고 몰입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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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궁지에 몰린 MI6와 007
위기를 해쳐나가는 스릴과 박진감...최고의 몰입도 선사

태그 : 007 스카이폴
시작과 동시에 1급 기밀이 탈취되고 정부의 감사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MI6 조직이 생존의 위기에 처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련의 사건들이 국장인 M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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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어나더 데이' 가운데 한 장면 / (c)M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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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어나더 데이에서 MI6 본부가 테러리스트들에게 공격받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오지만 가상의 훈련에 불과했었죠. 하지만 007 스카이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MI6의 위기는 엄청난 혼란과 함께 말 그대로 극한의 궁지에 몰리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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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나이가 들면서 현장 요원으로서의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007마저 부상과 함께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리고 보이지 않는 적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관객입장에서는 007과 주변인물들이 극적인 사건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해 할 수밖에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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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카이폴 예고편 가운데 한 장면 /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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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과 동료들을 시작부터 궁지로 몰아넣으며 휘몰아치는 일련의 사건들은 MI6를 이끌어온 M의 과거와 치부를 들춰내며 처절한 복수의 무대로 이야기를 옮겨갑니다. 그곳에서 관객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고(극장이 술렁...이 부분은 직접 영화를 보세요) 결말과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을 마주하게 되죠. 여기에 스카이폴을 파괴하는 부분은 큰 상징성을 가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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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카이폴 포스터(클릭하면 확대) /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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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이러한 과정을 마치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움직여 엔딩까지 이르는데, 그 구성이 짜임새가 있어서 좋더군요. 전개가 드라마틱한 부분도 무척 인상적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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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러한 지점들 때문에 ‘007 스카이폴배트맨 비긴즈다크나이트 라이즈와 유사하다면서 불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방대한 시리즈의 이야기를 하나로 정리하는 유형의 플롯이 이미 고유의 스타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비난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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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반세기라는 엄청난 세월 동안 20편이 훌쩍 넘는 시리즈물로 장수해온 007이라는 작품을, 한편의 영화가 특징적인 부분들을 되살려 깔끔하게 정리해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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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클라이막스에서 보여지는 강렬한 미장센은 매우 뛰어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이미지가 사냥꾼의 밤이나 위트니스 등 수많은 명작들이 스치고 지나더군요. 특정 화면은 공포의 테마를 잘 담아내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오우삼의 슬로우 모션과 겹치는 부분(비장미)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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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임스 본드 혹은 MI6의 영혼이라고 할 수도 있는 본드카의 상징성을 시퀀스에 구현했다는 것도 매우 좋았습니다. 이 지점은 마치 스카이폴이 한 편의 시처럼 예술적인 구성을 가진다는 느낌까지 들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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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악역 캐릭터가 미치광이 조커 혹은 양들의 침묵에 등장한 랙터 박사를 연상시키는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악역의 광기를 표현함에 있어서 적은 컷이나 씬 만으로 상당한 효과들을 만들었다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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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카이폴 가운데 한 장면 /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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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럽게 관람해서 그런지 시간이 난다면 한 번 더 보고 싶습니다. 특히 저처럼 처음부터 모든 시리즈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반드시 봐야할 영화로 이번 ‘007 스카이폴’을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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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캐릭터는 6탄에 단 한번 등장한 조지 라젠비의 비극적이고 진지한 모습과 최초의 007 숀 코너리의 남성미를 조합한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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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여왕 폐하 대작전 가운데 한 장면 / (c)M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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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로얄에서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을 마주하고 복수를 다짐하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모습은 그 두 사람이 6탄과 7탄에서 연기한 캐릭터의 조합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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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두번 산다 가운데 한 장면 / (c)M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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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폴에서 해군 중령이라는 007의 계급을 언급하는 부분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머니페니의 모습 등은 초창기로 회귀하며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부분으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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