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가 넘도록 동안 지켜온 제일은행이라는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해당 은행은 지난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에 인수된 후 7년 동안 ‘SC제일은행’으로 불려왔으나 결국 11일 간판을 갈았다.
이로써 6~70년대 한국 경제개발기에 부흥했던 5대 은행(조흥, 상업, 한일, 서울, 제일)의 이름은 모두 없어진 셈이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장을 맡은 푸른 눈의 리차드 힐(Richard Hill)씨는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으로 거듭난다. 이는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을 향한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70여 개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세계적 명성의 국제적 브랜드이며, 이러한 국제적인 강점을 한국 고객들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사진)리차드 힐 행장/스탠다드차타드
또 “행명 변경 후에도 ‘제일’이라는 DNA는 계속해서 은행 정체성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우리의 역사와 유산 속에 소중히 유지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한국에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주 고객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면서 은행명 변경에 불쾌한 마음을 드러내는 포스팅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다른 네티즌들 역시 “미국에서도 못들 어본 어려운 은행이름을 한국에? 저도 참 기가 막히고 의문이네요”, “요즘은 점점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을 잠식하는 것 같네요”, “순수토종은행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군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