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잔하다. 갈 때까지 갔구나싶다. 조선일보조차 한나라당이 당명을 바꾸겠다는 소식에 비판을 하고 나섰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나. 민심은 들끓고 현직 경찰간부는 대통령에게 ‘심판하겠다’는 문자를 보내는 상황까지 왔으니 간판 바꾼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사진)한나라당 홈페이지 화면
과거에는 정당의 이름을 바꾸면 뭔가 달라져 보이기도 했다. 또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었다. 전두환에서 이어진 노태우 군사정권이 김영삼, 김종필과 3당 합당을 통해 만든 ‘민주자유당’ 사례를 보면 그렇다. 6.27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민자당이 총선에서 139석을 획득해 제1 야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는 과정이 재창당처럼 비춰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는 미디어가 그닥 발달하지 않아서 그랬던 거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름만 바뀔 뿐 구성인물들은 그대로라는 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더군다나 국민들은 이미 ‘신한국당’ 사례를 통한 학습효과까지 얻었다.
당명을 바꾸겠다는 것은 한나라당이 여전히 민자당 시절의 구시대적 발상을 하고 있다는 방증일 뿐이다. 왜 그런지는 구성원들의 계보를 보면 아는 거고.
이렇게 사태파악 못하고 있으니 조선일보조차 26일 사설 ‘한나라당 위기가 ‘한나라’ 이름 때문이었나’를 통해 비판하고 나섰다. 사설은 “한나라당이 오늘날 당의 문을 닫느냐 마느냐 하는 절박한 위기에 내몰리게 된 것은 한나라당이란 이름에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다”라며 “ 한나라당이 일부 특권층만을 감싸고 도는 듯한 행태를 보이면서 국민 대다수에게 위화감을 주고, 위아래 할 것 없이 각종 부패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나라'라는 이름에 오물을 뒤집어 씌워 버렸다”고 진단했다.
박근혜가 지지기반에서 밀리는 형국까지 이른 한나라당에 내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대오각성을 하던 뭘 하던, 구성원 전원 사퇴를 통해 군사정권 시절부터 이어져온 계보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심판만이 남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또 MB도 있잖나. BBK부터 각종 비리조사를 통해 가카 연루시 즉시 탄핵을 외치겠다는 민주통합당 지지율이 줄곧 상승하며 한나라당을 10%p 이상 앞선 조사결과는 주목할 만하다(리얼미터 25일 설문결과).
간판이 바뀐다고 국민의 심판을 피해갈 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두고보자. 이름을 바꿔도 그 계보는 그대로 '심판하겠다'” 이게 민심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