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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trend report]/더 딴죽 라이브

정봉주 구속, 대학생들 항의 광고와 시국선언

[Newstrend Report]  "지금은 진실이 갇히지만, 다음에는 거짓이 갇힐 차례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오늘 한겨레신문 광고를 통해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의 수감을 규탄하는가 하면 서울대 학생들도 ‘이제 시작합니다’라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해 정 전 의원과 ‘나꼼수’ 맴버들이 제기한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사건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아래는 서울대학교 시국선언문 전문.

 

민주주의 이념의 최저의 공리인 선거권마저
권력의 마수 앞에 농단(壟斷)되었다

1960년 4월 19일, 선배들이 직면했던 비통한 현실은 2011년 오늘, 우리의 눈앞에 망령처럼 되살아났다. 선배들과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피로써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금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선 상황에 대하여 우리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결연히 분노한다.

공명정대한 선거의 실현이 민주주의의 핵심 요소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10ㆍ26 재보궐 선거에서 자행된 일련의 선거방해 공작들을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행위로 규정한다

역사는 인간의 존엄성과 찬란한 자유의 가치가 민주주의와 그 생사를 함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지고(至高)한 민주주의의 수호 앞에는 좌-우의 이념 논리도, 어떠한 종류의 경제 논리도 우선할 수 없다.

그럼에도 지금의 이 심각한 상황은 진실을 은폐하려는 책동 뒤에 가리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지성과 양심의 호소(號召)에 따라, 우리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이 위기상황에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1960년 4월 19일의 의기(義氣)가 위기를 넘어 숭고한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냈듯, 오늘날 우리의 결기(決起)는 상처를 딛고 더욱 굳건해질 민주주의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이에, 우리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다음의 사항들을 단호하게 요구한다.

1. 청와대가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에 따라, 민주주의에 비수를 겨눈 이번 사건의 실체를 전 국민 앞에 직접 밝혀라!

1. 일개 비서가 단독으로 범행을 계획, 실행했다는 경찰의 중간 수사 발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사법 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히 밝혀내라!

1. 이번 사건에 조금이라도 책임이 있는 정부 여당의 관계인들은 더이상 진실을 감추려하지 말고, 권력 뒤의 음지에서 나와 엄준한 법의 심판을 받으라!

이명박 정부는 지난 1960년 3월 15일의 선거 부정이 정권의 퇴진으로 이어졌음을 기억하라! 지금의 사태가 부정한 세력에 의해 흐지부지 덮인다면 1960년 4월 19일의 국민적 분노는 다시금 거리를 뒤덮을 것이고, 우리 서울대학교 학생들 또한 분연히 일어나 민주 수호의 길로 달려 나갈 것이다.

2011년 12월 26일 서울대학교 학생 일동


이같은 대학생들의 움직임은 지난 대선 당시부터 이명박 후보가 'BBK 금융사기 사건'에 연루되었는지 파헤쳐온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은 17대 국회의원이 된 후 교육개혁 문제에 집중해 왔으나, 당시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BBK의혹을 전해 듣고 사건을 파헤칠 최전방 ‘저격수’를 자청했던 바 있다.

참고로, 정 전 의원이 보좌진들의 만류도 뿌리친 채 ‘BBK 의혹’을 파헤치기 시작한 것은 “국가를 지도하는 최고 통치자는 무엇보다도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어떠한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래야 국가와 사회가 정직하고 투명해 진다”는 평소 신념 때문이었다고 전해진다.

BBK 의혹 규명에서 결정적인 부분은 정 전 의원을 통해 하나은행이 ‘LK-eBANK’에 투자를 결정하게 된 내부 문서가 공개된 것이다.

당시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이명박 후보의 ‘LK-eBANK’가 ‘BBK’의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어 실소유자 의혹이 모두 밝혀질 것으로 여겨졌다. 더군다나 이 문서는 하나은행 준법감시팀의 확인까지 거쳤다고 한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명박 후보가 극구 부인하며 하나은행 측에서도 실수라고 언급하면서 사건이 흐지부지 되었다. 당시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은 이명박 후보와 고대 동기 동창으로 절친한 사이였다.

당시 정 전 의원이 제기한 여러 정황들을 놓고도 '조선, 중앙, 동아'등 당시 주류 언론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고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후 BBK 문제로 고발된 모든 인원 가운데 오직 정 전 의원만이 ‘유죄’를 선고받아 감옥으로 향했다.

정 전 의원이 수감되는 오늘 새벽 ‘나는 꼼수다’측에서는 특별공지를 통해 검찰이 ‘정 전 의원이 입감되기 전에는 음원파일을 공개하지 않는다’라는 조건으로 입감 일자를 거래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또한 정 전 의원은 “저를 가둠으로써 이제 ‘BBK 판도라 상자’가 열렸습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지금은 진실이 갇히지만, 다음에는 거짓이 갇힐 차례입니다”라며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