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소신 있는 의견을 말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화에 도움을 주길 바라고 있지만 현실의 직원들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속마음 이야기들을 삼삼오오 친밀한 사람들끼리만 조심스럽게 주고받는 ‘조직 침묵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황인경 책임연구원은 27일 ‘조직 침묵 현상과 리더십’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의 직원들이 공식적 루트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장(場)에서 의견과 의중을 보여 주길 주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같은 침묵 현상이 만연한 조직에서, 대화를 통해 사람들의 잠재된 창의성을 자극하여 ‘대화 당사자들도 놀랄만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록 만드는 ‘집합적 창의’ 현상이 나타나길 기대하기란 어렵다”며 “‘창의’를 생각하기 전에 ‘창의’에 도달하기 위한 근원적 필요조건인 ‘대화’가 단절되는지 원인을 생각해 보자”고 지적했다.
소통없는 직장에서의 단절,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그렇다면 무조건 바꿔야 하는가?
황 연구원은 이같은 현상에 있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유 중 하나로 ‘리더십’을 꼽았다. ‘성질이 OO 같은 리더’, 즉 ‘불친절한 리더’ 때문에 자칫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는 본전도 못 찾을 것이며, 더 나아가 연말 평가에까지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구성원들의 입을 닫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황 연구원은 이같은 일반 인식에 대해 ‘불친절한 리더’의 대명사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언급하며 과연 이같은 분석이 옳은지 의문을 표했다.
그에 따르면 스탠포드 대학의 로버트 서튼 교수는 ‘또라이 제로 조직’이라는 저서를 통해 구성원들을 괴롭혀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만드는’ 대표적 ‘또라이’ 중의 한 사람으로 스티브 잡스를 지적한 뒤, 이런식의 리더를 상황과 이유 등을 막론하고 비난 해야만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조직이 아름답기를 원하지만 마냥 유토피아 같을 수는 없다. 또한 리더십 문제라고 비난할 경우, 오히려 구성원들의 눈치를 보게된 리더들이 일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인기영합주의’로 잘못 흐를 수도 있다”며 “세상에 성공을 일구어 내는 단 하나의 리더십 스타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각자 상황에 맞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