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만우절, 코미디가 되기엔 속 터지는 비극
최악의 참사인 천안함 침몰을 두고 맘 편히 웃을 수도 없었던 어제 만우절, 혈압을 상승시키는 코미디가 벌어졌다.
첫 번째. 일차적으로 혈압이 오른 것은 국방부 대변인의 비아냥 때문이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1일 기자회견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숨길 이유가 전혀 없다. 필요하면 ‘의심 많은’ 여러분들께 반드시 보여 드리겠다.”
“이 일이 다 끝난 다음에 보면 ‘우리가 썼던 것이 다 사실이 아니었구나...’ 생각하실 날이 곧 올 거다.”
국방부가 지난 30일 공개한 열상 감시 장비(TOD) 동영상을 은폐했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 기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그러나 현재 제기되는 의혹들은 상식이나 논리에서 타당한 것들이다. 또한 공개된 영상을 보면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사고 시간이 고무줄처럼 또 변경됐다. 그동안 국방부가 밝힌 천안함 사고 시간의 변화 과정은 다음과 같다.
9시 45분→30분→25분→30분→22분
무엇보다 결정적인 실망은 사고 순간의 영상은 없다는 점이다. 아마도 대변인의 비꼬는 말을 뒤로하고 기다렸을 기자들은 속으로 이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장난 하냐?'
세 번째. 대한문 앞에서 촛불을 들던 사람들이 연행됐다는 소식이다. 처음 제안자 한 명이 나타나자마자 연행을 시도했다는데 대기하고 있던 경찰 수가 무려 백여명 정도 된다고 한다.
집회라고 해도 그것을 막을 권한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의 요구사항과 걱정으로 촛불을 밝히는데 잡아가다니. 더군다나 이정도로 많은 경찰력이 동원되다니 세금 낭비가 아닌가. 그 세금으로 물세는 해군함정 교체하면 안 된단 말인가.
마지막으로...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천안함 사태를 보도하면서 대한민국 권력자들을 괴물에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