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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oecd 1위, 자살과 무차별 범죄의 공통점

굿럭쿄야 2012. 9. 10. 04:51

10일은 올해로 10번째를 맞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자살률은 해마다 증가하면서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왜 그럴까?
자살예방의날, 자살률 oecd 1위
여기에 대해 매우 의미 있는 진단이 한 가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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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장)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의 분노가 외부로 표출되면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된 무차별 범죄가 되고 내부로 향하면 자살로 표출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태그 : 자살예방의날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역시 우리 사회에서 증가하는 무차별 범죄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이 뿌리가 같다는 진단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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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의 극단적인 분노가 자기 자신을 향하느냐, 아니면 타인을 향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진단은 우리사회를 돌아보고 개선점을 찾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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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우리 사회가 벼랑 끝에 내몰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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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증가하는 흉악 범죄와 자살률이 사실은 사회적 분노와 절망이라는 공통된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은 타당할까. 여기에 대해 그것이 알고 싶다제작진은 최근 몇 가지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들을 통해 분석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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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울산의 어느 슈퍼마켓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 늦은 저녁시간 가게 안에는 주인 부부만 있었는데, 한 청년이 들어오더니 곧바로 앉아있던 여주인을 흉기로 찔렀다. 당황한 부부는 진열대를 들고 맞섰고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청년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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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슈퍼마켓 주인 부부와 아무런 원한이 없었다. 범해 이유와 대상 등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이 사건에 세상은 묻지마 범죄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제작진의 취재 결과 청년은 경제적인 궁핍 속에 세상에서 고립돼 있었다.

청년은 2009년부터 무직자로 지냈고 한 달에 한 두 번 슈퍼를 갈 때를 제외하면 집안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이혼한 어머니가 보내주는 생활비로 생활했지만 1월 달 통화를 끝으로 연락이 끊겨 있었다.

두 번째 사건은 부산 동래구의 한 주점에서 일어났다. 주말 새벽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던 사십대 초반의 김씨가 여주인과 종업원을 무참히 살해한 것이다. 그는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여주인과 종업원이 잠든 모습을 보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살해했다고 한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동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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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취재진의 확인 결과 남자는 9년 전 이혼 후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왔으나 고된 일상에서 심적으로 의지하던 누나의 죽음으로 큰 상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공사장에서의 사고로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모아 놓은 돈도 치료비로 모두 사용하게 됐으며 사기까지 당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살펴 본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 범행을 저지른 30대 남자는 대학 중퇴 후 대기업 콜센터 상담원으로 비정규직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를 떼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대 초반 남짓이었고 그마저도 계약기간 2년이 지나면 해고되면서 생계가 곤란해지는 상황을 반복해 왔다
자살예방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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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직전 가장 최근의 직업은 기본급여 없이 영업실적만으로 살아가는 대출 판매사원 이었다. (여의도 흉기난동 범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뉴스 트렌드 리포트 [지난기사] 참조)

제작진은 이 세 가지 사건의 공통점으로 범행 장소가 모두 범인들에게 익숙한 곳이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란 물음에 대해 제작진은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이 가장 익숙한 곳의 이웃들에게 절망과 분노를 표출했다고 답한다.

반면 비슷한 절망과 분노 속에서도 익숙한 공간에 의지할 수 있는 가족 같은 존재가 있는 경우, 혹은 마음에 위안과 힘을 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던 경우에는 범행이 방지된 사례들이 있었다.

동료와 이웃을 돌아보고 사랑하라는 평범한 진리

방송을 보니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수용하고 배려해준다는 것이, 누군가 힘들고 지치면 위로해 줘야 한다는 평범한 인정이 최근 증가한 흉악범죄를 막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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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최근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무차별 범죄의 범인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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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의 데이비드 버스 박사는 진화 심리학의 오랜 연구를 통해 평범한 누구라도 살인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살인을 부르는 환경을 조성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사회가 그만큼 인정이 메마르고 자신 밖에 모르는 풍토라는 것을 반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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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수많은 이유들로 경제적인 고립을 겪을 수밖에 없을 때, 국가가 나서서 기본적인 소득과 안전망을 보장해 주는 제도와 정책이 흉악범죄와 자살을 막아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구상하고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정부가 이번 대선을 통해 들어서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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