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마트, 골목상권 넘어 브랜드까지 위협
대기업 마트, 구멍가게 다음 목표는 혹시?
경쟁 회사와 유사한 제품 홍수...
유통력 갖춘 마트 무기로 시장 완전 장악 우려
대기업 마트의 무분별한 진출로 위협당하는 골목상권에 대한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대기업 마트들과 중소상인들의 상생을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해부터 영업규제 차원으로 주말 의무휴업을 추진해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KBS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전통시장 42%는 대형마트 의무 휴업이 시작되자 매출이 늘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 6월 대기업 유통사들이 의무휴업 집행 정지 신청을 위해 ‘구청장 재량권 침해’ 소송을 벌이는 등 순탄치 않았습니다. 대형마트 영업 제한 조치를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대형마트가 법정공방을 벌이기에 이르렀고 1심에서 대형마트가 이긴 것이죠.
당시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오석준)는 서울 강동·송파구에 있는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6곳 등이 “구청 조례를 통해 매월 둘째·넷째주 일요일과 오전 0~8시 영업을 금지한 건 부당하다”며 강동·송파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했습니다.
대형마트 규제가 주춤한 사이 다시 시작된 매주 일요일 정상영업 / 자료 : 뉴시스
이에 따라 강동·송파 지역 대형마트와 SSM들은 다시 연중무휴로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최승재 사무국장은 “당장 골목상권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을 법원이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강하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대기업 마트, 골목 시장과 구멍가게만 위협하는 것 아니다
자체 상품 만들더니 원조 브랜드 자리까지 내쫓아...?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비하면 서민들은 사업을 하더라도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시장 상인뿐만 아니라 동내 슈퍼도 이제는 마지막 잎새같은 처지의 가게를 위태롭게 이어가고 있죠.
이런 상황은 소비자들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대형마트에 가면 생필품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좋아할 수도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할인가격’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습니다.
실제 시장가격은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난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요즘 대기업 마트에 가보면 할인가격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다들 피부로 느끼실 텐데, 결국 우리의 실제 지출은 계속 늘어가고 있는 거죠. 말로만 할인이지 물가상승 영향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의무휴업 준수를 요구하는 청주시의회 육미선 의원 / 자료 : 뉴시스
더욱이 슈퍼에서 과자나 주류, 기타 생필품 등을 구입하는 경우엔 굉장히 비싸게 살 수 밖에 없고, 마트에서 장을 볼 정도로 풍족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은 심각한 고물가로 더욱 경재적인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런 추세로 가다가 만일 거의 모든 구멍가게와 슈퍼가 몰락해 문을 닫는다면 소비자들은 마트의 지배를 받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트를 통해 유통권을 장악해가는 몇몇 대기업들의 상술은 이제는 다른 회사들의 이익까지 위협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뭔가 이상한 점이 보이지 않으세요?
대기업 마트 홈플러스 자체상품과 원조 브랜드 상품들
왜 매대에 에이스만 잔뜩 있나 봤는데 하나는 원래 브랜드인 해태 제품이고 다른 건 마트 자체 브랜드 상품입니다. 마트 상품이 가격이 더 저렴하지만 포장은 거의 비슷합니다. 디자인 표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죠. 다른 과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네요.
대기업 마트 홈플러스 자체상품과 원조 브랜드 상품들. 디자인까지 표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우 유사하다.
농심, 해태, 롯데, 크라운 할 것 없이 매우 유사한 마트 자체 상품들과 함께 진열돼 있습니다. 당연히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문제는 이미 몇몇 회사의 원래 브랜드 과자는 아예 자취를 감추고 마트 브랜드만 있는 경우까지 찾아볼 수 있다는 겁니다.
대기업 마트 홈플러스 자체상품만 진열된 모습
위의 계란과자와 쌀과자, 뻥튀기 과자들은 원래 브랜드가 유명한 간판 스타급 제품들이었는데, 마트에 가보니 원조는 아예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트를 가진 대기업이 다른 생산기업들의 제품까지 유사하게 만들어 자리를 뺐고 있는 것이 아니면 뭘까요.
아침햇살처럼 아예 원조 브랜드는 조금만 진열하고 자체생산 브랜드만 대량으로 진열하는 수법도 보입니다.
만일 대기업이 유통권을 가진 마트를 무기로 다른 기업들의 이익을 잠식하고 지배하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몇몇 재벌들이 서민들은 물론 일반 다른 회사들까지 다스리는 나라가 되는 거잖아요. 이거야 말로 경제 민주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 아닙니까? 도대체 이 나라 대기업이 가진 탐욕의 끝은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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