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trend report]/사회·정치

[나주 성폭행 사건 조선일보 오보] 조선일보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확산, 언론사 자격 있나

굿럭쿄야 2012. 9. 2. 09:54

조선일보 오보, 무고한 시민을 성폭행범으로...

흉악한 범행 사실로 공분을 사고 있는 나주 성폭행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가 오보를 터뜨렸다. 조선일보가 나주 어린이 납치·성폭행 사건 피의자 고아무개(23)라며 1면에 공개한 사진이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무고한 시민의 얼굴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1일 관련 소식을 전한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강력범죄자를 사회에서 완전히 몰아내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얼굴 공개 보도가 선량한 한 시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이어서 향후 피의자 얼굴 공개 방침에 논란이 일 전망이다.

1일 터진 조선일보 오보, 나주 성폭행 사건 범인의 얼굴이라고 보도했지만 무고한 시민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보도 당시 피해자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없이 공개된 상태였다. 


해당 기사는 이날 미디어 다음에서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리며 인기기사 1위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이참에 조선일보 없애자. 누가 본다고...”였.

그러나 조선일보는 예전부터 구독률 1등 신문을 자처해온 곳이다. 때문에 사진의 당사자는 엄청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처음 글을 올린 피해자의 친구는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한다당사자는 지금 미치는 심경이라고 전했다. 설상가상 피해를 본 시민이 얼굴과 이미지로 먹고사는 개그맨 지망생이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역시 생사람 매장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신문이라는 의견을 적은 댓글도 추천수 기준 5위 안에 들어오는 등 조선일보의 신뢰성에 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조선일보는 오보를 인정하며 온라인 기사를 통해 사과 했지만 몇 줄 되지 않는 간단한 문장 때문에 성의 없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더욱이 조선일보 1면 기사의 오보 사례가 그 전달인 719일에도 벌어진 적이 있어, 책임 있는 언론사 치고는 사고가 너무 자주 터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조선일보는 당시 태풍 탓에 큰 파도가 이는 해운대 앞바다 사진을 1면에 보도했지만 결국 3년 전 사진으로 드러나면서 오보소동을 일으켰다). 이것도 조선일보 사과다.


일반적인 오보를 벗어난 양심과 수준의 문제

이번 조선일보의 오보는 일반적인 오보와는 좀 다른 문제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언론사 데스크와 기자들은 시의성이 달린 경우 발생한 오보에 대해서는 조금 너그러운 면이 있다
. 여기에는 어떤 사건을 즉시 전달해야하는 기사자체의 특성이 작용한다. 각 언론사마다 기사경쟁을 하는 상황도 그렇지만, 어떤 사건이 터지자마자 보도를 할 때는 전모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911 테러 당시, 각 시간별로 보도된 기사의 내용들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언론이 사건초기의 불확실한 정보들로 속보를 내보냈다가 상황이 파악되면서 기사를 정정해 갔던 것이다. 제대로 상황을 정리한 기사는 사건 발생 후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나올 수 있었다. 기자도 사람인지라 이런 유형의 오보는 어느 언론사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선일보 오보 역시 이런 유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판단된다. 이것은 기자나 데스크의 수준 혹은 양심의 문제다.

설마 조선일보 데스크가 선량한 시민을 범인으로 만들어 피해를 끼치고 자사의 신뢰에 의도적인 먹칠을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팩트에 대한 확인을 느슨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나주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 조선일보기자가 찾아와 시민의 사진을 보여주며 맞느냐고 확인요청을 했다. 당시 경찰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고 기자는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

때문에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조선일보 기자의 양심이다
. 기자는 사실 확인 과정에서 문제의 사진이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한 것이다. 사실이 아니라면 피해자는 엄청난 고통을 겪고 인생을 망칠 수도 있는 문제였다. 기자가 경찰로부터 확인을 받지 못했는데 무엇을 근거로 1면에 대문짝만하게 보도해야 했을까.

또한 조선일보 데스크 역시 이런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 그 수준을 의심받을 만 하다
. 하지만 데스크가 나주 성폭행 사건 용의자 사진에 대해 경찰이 확인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까. 사건을 취재한 기자가 추후 책임소재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조선일보 데스크에 이런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을지는 솔직히 의문스럽다.

결국 이번 조선일보 오보는 자칭 1등 신문이라고 외치는 곳의 양심과 수준을 가늠하게 만든 사건인 것이다. 태그 : 조선일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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