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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trend report]/놀이터

미국 좀비 대비 훈련, 시대의 불안 반영하나

좀비 대비 훈련, 영화 데드 스노우 스틸컷

미국 보안업체, 좀비 대비 훈련 예정

미국의 한 보안업체가 내달 30일 부터 4일간 미국 샌디에이고 미션베이에 있는 파라다이스포인트 리조트 일대에서 좀비 대비 훈련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관련 소식을 보도한 허핑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좀비 대비 훈련은, 연례 대테러 훈련의 일환이며 좀비 대재앙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다고 합니다.

좀비 대재앙 시나리오라니, 실제로 좀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일까요? 좀비에 대한 이러한 훈련까지 등장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좀비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이상하게 변한 사람들이 같은 인간을 공격해 잡아 먹는 것으로 영화를 통해 알려져 있죠. 여기서 중점적으로 생각해 볼 부분은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인육을 먹는다는 엽기적인 행위입니다.

사실 오원춘 사건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쌍십절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에 의해 인육 사냥이 벌어진다는 등 흉흉한 소문이 퍼지기도 할 정도였는데 미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최근 SNS 등을 통해 퍼진 중국 인육사냥 괴담 캡처

메릴랜드에서는 최근 한 대학생이 살인을 저지르고 희생자의 신체 일부를 먹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마이애미에서는 신종 마약에 취한 사람이 지나가던 행인의 얼굴을 미친 듯이 물어뜯으며 먹어버린 사건이 국내에도 보도된 바 있죠.

이렇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이러다 정말로 좀비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지,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의 좀비 대비 훈련은 이런 사회 분위기와 더불어 다가오는 할로윈 데이 이벤트를 겸한 업체 홍보까지 겸하는 모양새 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좀비처럼 인육을 먹어온 사례들은 실제로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습니다
.

최근의 인육 섭취 논란, 과거 범행 양상과 다른 점

미국 FBI가 밝힌 연쇄살인 사건들의 기록들을 보면 범인이 희생자 신체 일부를 먹은 사례가 다수 등장하고 있으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식량이 떨어진 군인들이 시신을 먹는 등 인육섭취에 대한 흔적은 역사의 곳곳에 걸쳐 있습니다.


또한 식인종들이 실제로 존재해왔던 것만 보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먹는 충격적인 행동은 최근에만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행인을 공격해 신체를 물어뜯거나 토막살인 시신을 마치 육고기처럼 다루다 검거된 사례, 혹은 인육 캡슐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최근의 범행들은 그 양상이 많이 다릅니다. 단순히 먹을 것이 없어서 그랬다거나 일부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의 의식이라고 설명하기엔 부족한 점들이 많습니다.

자료) 관세청이 적발한 인육캡슐 사진

심각한 문제는 같은 종을 섭취할 경우 광우병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무시하면서까지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식인종들의 경우 뇌에 구멍이 나는 일종의 인간 광우병 발병률이 상당히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일련의 흉악범죄들은 사회 경제적 불평등과 치안 공백을 배경으로 삼는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흉악 범죄 희생자들 대부분은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이거나 가난하기 때문에 늦게까지 일하고서도 우범지대를 혼자 지날 수밖에 없었던 점 등 일반적으로 부자들은 쉽게 놓이지 않는 환경에서 생겨난 것이 사실이니까요.

더욱이 인육캡슐의 경우 비싼 가격 때문에 주로 재력이 뒷받침 되는 부유층들의 소비가 많을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좀비, 불안과 혼란에 빠진 시대를 반영한다

원래 영화 속의 좀비는 불안한 상황에서 미래의 공포를 반영하는 상징으로 해석돼 왔습니다.

좀비영화의 원조로 알려진 조지 로메로 감독은 좀비는 현존하는 재난을 뜻하는 것으로, 사람들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조지 로메로 감독의 '랜드 오브 데드' 스틸컷. 출처 : 다음 영화

사우스 플로리다대학의 인류학자 엘리자베스 버드는 좀비는 어찌 보면 낭만적 속성도 있다고 할 수 있는 흡혈귀와는 달리 오로지 기괴하고 어두운 파멸적 존재라면서 그런 면이 오늘의 세계와 일면 어울리는 점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중의 소리이동권 기자는 세계 경제 불안도 빠뜨릴 수 없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사람들은 가끔 공포를 느끼면 좀비 은행, 좀비 경제, 좀비 정부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흔들리게 되면서 이 같은 은유적 표현을 동원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을 공격해 인육을 먹는 좀비와 관련된 괴담이나 걱정들이 현실에서도 출몰한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국가와 시대는 얼마나 불안정하고 혼란한 상황이라고 봐야 할까요?

[참고] 좀비 대비 훈련까지 벌어지는 시대,
불안한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생각하시면 아래 숫자 써진 손가락 버튼 눌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