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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trend report]/더 딴죽 라이브

기적 마케팅으로 성장한 한국 기독교


12일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경찰 "숨진 3남매 부모가 폭행했다"’(연합뉴스)는 기사는 댓글 많은 뉴스 5위에 올라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남 보성의 한 교회에서 숨진 채 발견된 3남매는 구타와 영양실조 등이 사인이며, 이것은 부모의 신앙에 의해 초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교인 부부는 자녀들의 잡귀를 몰아낸다는 구실로 성경 구절을 들먹이며 허리띠 등으로 폭행을 가했고, 병을 낳게 한다며 굶기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들의 행위에 근거를 제공한 것은 성경 잠언 24장 13∼14절에 기록된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마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네가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스올에서 구원하리라’는 내용이었다.

부부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아이들을 폭행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보는 성경에는 정상적인 판단력과 상식을 마비시키는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동네마다 우뚝 솟은 십자가들을 보면 한국만큼 기독교가 빨리 전파된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심지어 세계 최대 규모의 교회도 한국에 있다. 하지만 한국 기독교 성장의 이면에는 부끄럽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저급함이 존재한다.

하나님을 믿으면 복을 받아 부자가 된다는 메시지와 함께 한국 기독교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바로 기적 마케팅이다. 앉은뱅이가 일어서고 맹인이 시력을 되찾는다는 식의 기적을 강조하는 행태들은 지난세기 한국 교회 부흥성회 현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던 모습이었다.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신체적 질병들도 결국 악한 귀신의 소행이라는 것이다.

이단이니 사이비니 하는 논란들도 교회의 규모가 커지다보면 소위 쪽수로 눌러버렸다. 그리고 이 가운데 연출된 사기도 상당히 존재해 사회고발 프로그램들의 단골 메뉴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상당수 교회들은 규모를 크게 하면서 세력을 키워 논란을 극복해 왔다. 비판은 모두 사탄의 공격으로 치부하면 만사 OK였으니까.

그런데 교회에서 기적을 행할 때 강조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사탄)을 내 쫓는다는 이분법적 사고에 기초한 선언들이었다. 내편 아니면 모조리 다 적이라는 이런 시각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잘못을 행하는 교회들도 살아남을 수 있는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다.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을 귀신에 사로잡힌 불쌍한 존재로 보는 시각들은 참으로 황당한 것이었지만, 과거 교회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마케팅 요소로 작용했다.

기적이 일어난다는 부흥성회는 사람들이 몰렸고, 헌금이 쏟아졌으며, 교회의 물질적 성장 동력을 지급해 줄 잠재고객(성도)들을 발굴해냈다.